PIR지수란 Price to Income Ratio의 약자로 소득대비 집값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는 지표입니다. 즉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돈의 가치는 하락하기 때문에 과거의 5억과 현재의 5억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소득을 기준으로 집값이 몇배인지 비교하는 것이 더 정확한 비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PIR계산은 다음의 식으로 간단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PIR계산 = 집값/연봉
과거의 대장 아파트와 현재의 대장 아파트는 다르기 때문에 그때 당시부터 지금까지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아파트를 선정하여 PIR 지수를 산출해 봤습니다. 정부에서 공개하는 통계자료에는 신축, 구축, 심지어 빌라, 다세대, 지역 구분 없이 전부 싸잡아서 통계를 내기 때문에 오히려 PIR 지수가 낮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 표는 PIR 지수와는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개념의 차트인데 2004년 이후 꾸준히 우상향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08년보다는 아직 싸보이는데요.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신축 아파트 쏠림현상으로 신축 아파트는(신축이 없다면 그 지역의 대장이 신축 역할을 함) 더욱 오르고 기존 구축 아파트는 덜 올랐고 빌라 등은 더더욱 안 올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치동의 도곡렉슬을 기준으로 산출한 PIR지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위 정부 통계로는 2008년 수준보다 아직 비싸지 않은 것 처럼 나와있지만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아파트는 2008년 이전 수준으로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년도 | 월평균소득 | 도곡렉슬 50평 | PIR 지수 |
2016(전고점) | 379만원 | 280,000만원 | 62 |
2012(전저점) | 421만원 | 170,000만원 | 34 |
2020 | 488만원 | 350,000만원 | 60 |
물론 위의 표에도 오류는 있습니다. 제가 표본으로 삼은 아파트가 상위 1%만 들어갈 수 있는 아파라는 것이죠. 부의 불평득 때문에 상위 1%의 소득은 더 늘어나 아직 PIR 지수가 조금 더 상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저는 이전 전고점에 다 와간다고 보고 있습니다. 밑에 다른 지역을 보면 쉽게 답이 나옵니다.
갑자기 든 의문이 정부에서 계속 헛발질 하는 대책을 내는 것이 아마도 "지역별 주택구입 부담지수" 등과 같은 통계자료를 보고 정책을 입안하지 않았는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통계는 현장 상황을 빨라도 1분기 늦게 반영하게 되어있죠. 하지만 이제 전고점을 목전에 두고 있어 정부에서도 아마 저 선을 넘지 않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대출규제 등 강력한 규제정책이 시행됐고 효과가 나타나려면 2~3년은 걸리게 되어있죠.
→ 이미 전고점 PIR값을 뛰넘음
시간이 남으니 지역 하나를 더 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도권에서 비교적 집값이 싼 인천지역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지역을 보면 진짜 집값거품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인천은 크게 구도심, 신도시로 나뉠 수 있습니다. 구도심에선 2호선 라인을 끼고 있는 구월 힐스테이트 34평을 보도록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지역은 진짜 서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니 기준으로 삼은 중위소득이 잘 반영되어있으며 현재의 집값은 고평가 구간이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년도 | 월평균소득 | 구월힐스 34평 | PIR 지수 |
2008(전고점) | 394만원 | 36,000만원 | 7.6 |
2013(전저점) | 424만원 | 28,000만원 | 5.5 |
2020 | 488만원 | 50,000만원 | 8.5 |
규제와 구도심 개발로 인해 공급이 다른 지역보다 많은 인천의 경우 PIR지수가 이미 전고점을 돌파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전고점을 규제정책과는 별개로 심리적인 마지노선 역할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규제도 규제이지만 집값이 소득 대비 너무 비싸져 버리면 집 사는 것을 아예 포기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지요.
위 그래프는 분기별 보금자리론 판매금액입니다. 2019년 초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20년 7월까지 좀 잠잠해지다가 다시 잔불이 옮겨 붙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 서울에서 집 사는 분들은 진짜 영영 영 끌 해서 소형평수 집이라도 구매하시는 분들 or 찐 부자들 일 겁니다.
하나 알아둬야 할게 2019~2020년 누군가는 샀고 누군가는 팔았다는 건데 그 금액이 어림잡아도 약 20조 이상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집값을 전부 대출받아 사지는 않죠. 신용대출은 저 보금자리론 통계에 나오지 않고요. 그렇기 때문에 대충 50조 원 정도의 유동자금이 지금 규제가 없는 지방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상으로 현재 PIR지수가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과거가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지만 참고치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을 구매할 때 월급+대출인데 월급만 볼 때 이미 전고점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한 가지 변수가 남아있는 것은 유동성이죠. 유동성의 힘이 참 무서운 게 금리가 싸니 너도나도 2019~2020년처럼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유동성 또한 정부에서 이미 막아놨습니다. 그래서 저의 의견으로 서울, 수도권은 이젠 버블의 끝쯤 어딘가에 오지 않았는가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버블경제의 정점인 1990년 초 일본의 주택 가격은 수도권 신규 아파트의 경우 직장인 연봉의 18배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한국 서울의 셀러리맨의 평균 연봉이 6,000만 원 정도 된다고 보면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11억 정도 되는 금액입니다. 요즘 10억 넘는 서울 아파트가 참 많아졌죠.. 이 금액을 정점으로 급격한 금리인상 이후 1/3토막이 났다는 것이고요. 현재는 저금리 시대이므로 너무 겁먹을 필요도 없지만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 주택금융통계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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